한 사람의 죽음이 천 명의 죽음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착하게 살아



해군 소속 여성 대위가 직속 상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동료에게 털어놓은 뒤 자살했다. 내일쯤이면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대령은 긴급 체포되었고 대위와의 성관계 사실은 인정했지만 강간 혐의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만을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산 자들은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 죽은 자의 존엄 같은 건 길바닥에 늘어붙어 까맣게 변해버린 껌딱지만도 못하게 취급하며 밟고 지나간다. 뭐 사실 대위가 살아 있었다 할지라도 가해 남성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졌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지난 4월, 문재인을 지지하는 군과 군 예비역들이 합동으로 모여서 연 지지행사가 있었다. 행사명은 <문재인 후보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무사를 비롯한 다양한 군 예비역 단체들이 모인 자리였고 그 중에는 여군 예비역 단체도 있었음. 당일에는 모두가 찬조연설을 할 순 없었지만 이전에 개별 단체가 자체적으로 지지연설 자리를 마련해서 행사를 치렀었음. 

지지연설을 했던 여성 예비군 단체 <젊은여군포럼>은 연설에서 여군이 겪고 있는 차별과 배척 그리고 성범죄에 대해 이야기했음. 한국군이 창설되었을 때부터 늘 소수였지만 존재해왔던 여성 군인들이 아주 오랫동안 끊임없이 군대라는 단체에서 부조리를 겪어야했고 불합리한 상황에서도 복무하며 국가를 위해 일했다고, 그렇기에 이런 여군들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는 연설을 하고 천군만마 행사장에 참석했다고. 그랬는데 그 날 그 자리에 누가 끼어들었지?

<출처: 동아일보>

<출처: 아시아경제>

내가 이 날 이 행사 보고 저 사람들 욕했던 거 단순히 내가 문재인 지지해서만은 아니었음. 군대에서 점심시간에 후임들이랑 떡치다 걸려서 징역 받은 놈 잘했다고 편 안 들어줬다고 그나마 말 좀 들어줄 것 같고 두들겨패서 닭장차에 처넣지 않을 것 같은 문재인한테 가서 개발악 하는 게 싫기도 했지만 저 사람들은 저 날 저 자리에서 목소릴 냈던 여군들의 간절한 요청을 무참히 짓밟아버린 거나 다름없어서였음.

A대위는 군대에서, 자신보다 계급이 낮은 병사와 장교들을 상대로 사귄 것도 아니고 그저 데이트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나 원나잇도 아니고 점심시간에 오피가서 찍 싸고 가는 성매매충 한남마냥 퀵섹스나 즐기던 인간이었음. 그런 짓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영내의 독신자숙소에서 하던 게 A대위인데, 그런 사람 편 안 들어줬다고 저 자리에 모인 여군들의 존재를 지우고 군대에서 떼씹할권리를 달라고 저 지랄병을 떨었다고.

그리고 오늘은 상사에게 성폭행을 당해 자살한 해군 대위에 대한 기사가 뜨자 'A대위가 아니라 다행이다'라는 식의 트윗들이 저렇게 우르르 올라왔음. 떼씹하던 A대위 일에는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발악을 하고 다니던 사람들하곤 온도차가 너무 심하지않냐.


동명의 영화로도 개봉한 적 있는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에선 이런 대사가 나옴. 

"한 사람의 죽음이 천 명의 죽음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여자는 늘 죽어왔으니까 뭐 대수롭지도 않다는 듯, 그저 잠시 우수에 젖어 '이렇게 슬픈 나' 코스프레 하며 트윗 몇 개 쓰고, 누군가가 A대위와의 온도차를 지적하면 


이런 식으로 툭 던지고 그만.

참 쉽지않냐. 군대에서 이놈저놈 돌아가며 섹스하지 못해 환장한 게이는 몇날며칠을 난리법석을 피우며 사랑의 힘으로 감싸줘야하지만 상사한테 성폭행당하고 자살한 여군은 '불행배틀하지마라'면서 존재 자체를 묵살하고 지워버리는 모습이. 

나는 오래 전부터 3세대 페미니즘의 존재를 부정해왔다. 연대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질적인 집단의 연결은 결국 누군가는 억압자로, 또 다른 누군가는 피억압자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역사가 아주 오랜 시간 몇 차례에 걸쳐서 증명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산주의의 끝을 안다. 인간이 선하다는 칼 마르크스의 믿음은 헛된 것이었으며 모든 인간들은 제 각기의 방법으로 이기적으로 자신의 잇속을 계산한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

나는 천 명의 죽음보다 한 명의 죽음이 더 많은 것을 이야기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명이 죽은 순간은 역사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지만 천 명이 죽은 곳은 역사의 돌부리가 된다. 그 죽음을 가볍게 여긴다면 모두가 그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지게 될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야 할 순간이다. 무엇이 내 앞에 놓여야 할 것인지, 저들이 앞세우는 것이 과연 내게도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핑백

  • 흑범 : 타인의 불행도 너같은 것에겐 도구, 수단일 뿐 2017-05-26 07:02:13 #

    ... 목적이 아니라... 한 사람의 죽음이 천 명의 죽음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A대위 판결문 속 '추행'은 강제성 없는 동성간 성관계였나 A대위 유죄.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다 좋은데... 니가 할 말은 아닌 ... more

덧글

  • 개성있는 늑대개 2017/05/25 22:58 # 답글

    저도 이 얘기 꾸준히 했어요. 여군 단체에서 여성 군인의 처우 개선을 위한 천군만마 지지선언 하는데 성소수자라고 무지개 깃발 들고 끼어든 새끼들이 깽판치는 거 뻔히 보고도 바이오에 페미니스트 단 것들이 게이 똥구멍이나 빠는 게 부조리극 아니냐고요. 하긴 그런 지능이니 심상정을 지옥에서 온 페미라고 빨고 자빠졌지. 트위터 병신들 왈왈 잘도 짖지만 그래봤자 찻잔 속 태풍이고 모아봐야 한 줌이지 한국 트위터 이용 인구 얼마?ㅋㅋ 하고 비웃고 말았는데 이러다가 일베 큰 생각 하면 쟤들 미리부터 밟아놔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안 그래도 멍청한 것들한테 꿘충까지 붙어서는...; 전 A대위 구명 관련 트윗 하고 이번에 자살하신 분 관련 이슈는 터치 안 하는 여성단체 후원부터 해지하려고요.
  • 김뿌우 2017/05/25 23:15 #

    그냥 쟤네한테 페미니즘은 어미에 붙이는 표현 같은 것 같더라고요. 비건페미니 에코페미니 하는 것처럼. 오만곳에 페미니스트 이름은 다 붙여놨는데 막상 하는 거 보면 여성 지우기에 쟤네보다 적극적인 인간들도 없고 ㅇㅇ... 전 트위터가 일베처럼 커지진 않을거라고 생각은 해요 일베는 게시판이라 활동하기 편하기라도 했지 트위터는 적극적으로 말걸고 친한 척 해야하고 성가신 게 한두개가 아니니까 ㅇㅇ...

    전 다른 것보다 꿘이 우르르 달라붙은 게 정말 싫어요. 이번 사건에도 벌써부터 티셔츠 팔고 뱃지 팔고 난리 칠 준비 신나게 하고 있던데 그 돈 다 어디로 가겠어요 지들 룸싸롱 가고 그러는 데로 들어가지. 멍청한 애들 코 묻은 돈 뽑아먹어보겠다고 쿰척대며 돌아다니는 것도 혐오스럽고 걍 어디 가서 지들끼리 단체로 그 좋아하는 분신자살 좀 하지 뭐하고들 있나 싶네요...ㅋㅋ...

    그나저나 민우회 후원 안 하셨을 것 같지만 다른 곳보다 민우회는 진짜 넌덜머리 나네요. 여성 이슈에는 관심도 없던데.
  • 개성있는 늑대개 2017/05/26 17:02 #

    네, 민우회는 진작 젖혔어요. 거긴 정산 문제가 너무 불투명해서요. 지금처럼 누구 후장에 바르고 있을지 어떻게 안다고.
    저도 꿘이 달라붙은 게 정말 싫어요. 강남역 사건때도 붙어서 페미니즘은 돈이 된다느니 하는 개소리 짖더니 꿘 배척하는 분위기로 가니까 성소수자 이슈 잡았네요. A대위도 판결 나자마자 법률비용을 모금하겠다는 둥 야단이던데 본인이 항소 결정도 안 한 상태에서 무슨 법률비용이며 그런 거 모아서 정산은 제대로 할까요? 싸구려 무지개 현수막 서너장 뽑아 광장 한 번 나가고 끝나고 술이나 한 잔 빨고 활동비로 썼다고 하겠죠. 꿘충 속도 빤하고, 넘어가는 것들도 병신같고... 멍청한 인생 이리저리 빨대꽂혀 사는 건 관심 없는데 페미니즘 운운하지나 말았으면 좋겠네요.
  • 국사책 자유발행제 2017/05/25 22:59 # 답글

    이 모든 모순은 미군철수 모병제로 해결이 가능합니다.김대중때 살해된 미군위안부 3명의 원혼은 아직 풀어지지 않았죠.
  • Gull_river 2017/05/26 00:16 # 답글

    뭐 성추행에 시달리는 여군보다 비인간 여성으로써 닝겐에게 젖를 착취당하는 축생에게 더 연대의식을 느끼는 분들이시니...
  • 김뿌우 2017/05/26 00:42 #

    비건페미인가뭔가 그거죠 ㅋㅋㅋㅋㅋㅋ 쟤네한테 페미는 더 이상 여성주의 운동이 아니라 자기들이 어디서 주워듣고 온 뭔가의 뒤에 갖다붙이는 단어가 된 것 같더라고요 갖다붙인 본인들도 뭔지 잘 모르고 정작 서구권에선 한시절 잠깐 스치고 지나간 병신파티의 잔재일 뿐이고
  • 2017/05/26 00:3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김뿌우 2017/05/26 01:44 #

    ?...? 왜 제가 여자라고 생각하세요?
  • 이런 2017/05/26 16:53 # 삭제

    비공개로 쓰니 제가 쓴 덧글이 안보이네요
    유추해서 답하고 있음 ㅠㅠ
    남자인건 알았는데 남페미라고 한건
    페이스북 남페미를 말한 거였어요
    페북엔 남페미의 천적이 없어서 페미들을 패고 다니거든요
    그니까 남긴 글의 뜻은
    김뿌우씨가 트위터도 하고 페북도 했으면 좋았을텐데
    이런 뜻이었답니다
  • ㅇㅇ 2017/05/26 01:00 # 삭제 답글

    정말 좋은 글이네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트위터 여혐하던 게이들, 트찔이들 지금 또 드라마 찍으면서 이민이니 망명이니 하면서 광광대던데 차라리 싹 다 망명이든 이민이든 가줬으면 좋겠습니다
  • ㅇㅇ 2017/05/26 01:02 # 삭제

    그리고 뿌우님 말씀대로 벌써부터 뱃지니 티셔츠니 팔고 있는 꿘들 보니 정말 역겹단 생각이 들어요 자기들 덕에 진짜 묻혀선 안될 일들이 관심을 빼앗기고 있는데요
    트찔이들 제발 지랄도 작작했으면 좋겠어요
  • 김뿌우 2017/05/26 01:44 #

    좆거지새끼들이라 허구헌날 후원계좌 열면서 이민을 누가 받아준대요? 하던대로 티나 팔면서 룸싸롱이나 가라그래요.. 꿘들 그런 거 좋아하잖아 레드넥 블루칼라도 룸싸롱 텐프로 가는 평등한 세상
  • 2017/05/26 05:5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5/26 11:5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ㅇㅇ 2017/05/27 14:49 # 삭제 답글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DCD=A00902&hot_cd=3454&hot_gb=1&newsid=02564966615899728
    젊은여군포럼의 문재인 지지선언은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http://www.joseilbo.com/news/htmls/2017/04/20170426323089.html
    26일 국회본청 앞에서 열린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님님. 그래서 성소수자 단체가 끼어든 건 어디 행사일까영?
  • 김뿌우 2017/05/27 16:32 #

    25일 행사든 26일 행사든 여군들이 문재인 지지 선언 할 때 어디에 가장 방점을 찍었다고 생각하냐 여혐이나 처 하는 게이새끼야
  • ㅇㅇ 2017/05/27 19:36 # 삭제

    '예비역 여성들이 젊은여성포럼을 만들어 문재인 지지선언을 하고 천군만마 행사에 참여했다'면서요. 둘이 전혀 다른 행사인데 멋대로 착각해서 화내고 있으면 황당함 안 황당함? 이거 그 사건 초기에 돌았던 허위정보라 이후 바로 서로 상관없다고 이야기 돌았는데 그것도 모르고 뭔 원수 씹듯 부들거리고 계셧는지?
  • ㅇㅇ 2017/05/27 19:37 # 삭제

    구글이든 네이버든 젊은여성포럼이랑 천군만마 행사 검색해 보셈. 전자가 후자 행사 참여했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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